독일어문화권연구소는 다양한 학술 행사의 개최를 통해 활발한 지적 활동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본 연구소의 신간토크 행사는 여러 교수들이 오랜 연구와 노력의 결실로 발간한 저서 또는 번역서를 동료 교강사와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행사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최윤영 선생님과 양시내 선생님께서 각각 최근에 번역하신 책을 소개하고, 작가의 작품세계에 관하여 해설하는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일시: 2025년 11월 7일 금요일 11:30-13:30
•장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8동 302호
•사회: 서진태(서울대)
세부일정:
(1) 11:30-12:30
강연자: 최윤영(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강연제목: 김안나의 <어느 아이 이야기>
(2) 12:30-13:30
강연자: 양시내(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강연제목: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베른하르디 교수>
최윤영 선생님께서는 한국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서 오랜 기간 작가로 활동한 김안나(Anna Kim)와 그녀의 작품세계를 해설하셨습니다. 작가가 다루는 주된 주제는 현대의 인종주의와 고독입니다. 과거의 인종주의는 단순한 논리를 바탕으로 노골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현대의 인종주의는 훨씬 더 교묘하고 음습한 방식으로 그 대상을 압박합니다. 최윤영 선생님은 작가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를 직접 번역하신 <어느 아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개하셨습니다. 김안나는 현실에서 일어난 어느 사건을 소재로 삼아 인종주의 때문에 태어난 순간부터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경원시 당하는 어느 인물이 겪은 괴로움과 어려움을 묘사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종주의와 고독의 문제가 과거나 특정한 지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어디서나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양시내 선생님께서는 의사로 직접 번역하신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의 희곡 <베른하르디 교수>를 소개하셨습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 활동했던 슈니츨러는 오스트리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였습니다. 김안나의 작품처럼 <베른하르디 교수> 역시 작가가 현실에서 일어났던 어느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했습니다. 의사로서 양심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종교 세력과 대립하게 된 주인공은 자신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떠나 직장 내 권력 다툼, 유대인이라는 출신, 당시 비인(Wien) 사회에서 진행 중이었던 보수 대 진보의 정치적 대립이라는 다양한 부차적 여건의 영향으로 몰락하게 됩니다. 양시내 선생님은 주인공의 행동을 상반된 방식으로 평가한 연극 연출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 희곡의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희곡이 다루는 주제가 어떤 면에서 오늘날 관객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지 설명하셨습니다. 또한 작가가 직접 ‘5막의 희극’이라고 부른 이 작품과 작가의 희극성에 관하여 다른 작품들과의 비교를 진행하며 해설하셨습니다.